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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사는 이야기

시골의 봄 - 고추 모종 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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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집이 시골로 이사 온 후 '참, 조용하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나마 날이 좋은 날은 하루 한 두 번 집 옆으로 농기계가 지나가는 소리 정도 들린다. 가끔 우리 집 개들이 짓고, 아버지가 저기 창고에서 무언가를 하시느라 전기드릴 소리와 망치 소리들이 들릴 뿐 그 외 소음은 많지 않다. 


새로운 부모님 집은 넷째 큰 아버지 댁과는 걸어서 약 10분 걸린다. 지난 주 일요일에 비닐하우스에 고추 모종을 심는다 하셔서 구경할 겸 들리기로 했다. 논들은 파종을 위해 겨울 내내 꽁꽁 얼었던 땅을 뒤집어 업어 놓았다. 



작년 추석 들렀을 때 부화 중이던 닭들이 이렇게 커서, 내가 다가가니 푸더덕 푸더덕 거리며 날라다닌다. 공기 잘 통하고 해 잘 드는 곳이라 냄새가 심하지 않아 가까이 가 보았다.



네 개의 비닐하우스 중 하나의 비닐하우스는 고추 모종으로 가득 채우셨다. 고추 모종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 같다. 집에서 드시려고 고추 키우신다는데, 950 포기는 너무 많지 싶지만, 손 크시기로 유명한 네째 큰 어머니의 성품이라면 수확 후 온 동네 다 나눠주실 기세다. 이번이 처음 비닐하우스 고추 농사라시는데 꼭 모두 잘 자라기를 바래본다. 



노후 대책으로 집 근처에 땅을 사셔서 비닐하우스를 세우셨다. 나도 이 동네에 땅 사서 집 짓고, 비닐하우스 지어 노후 대책 준비를 해 볼까 넌지시 고민해 본다.  


시골에 살고 싶은 나와 프랑스에 있는 어린 남편과의 대화


나: 나 시골에 땅 사서, 농사 짓고 싶어.

프남: 난 싫어. 시골 재미없어.

나: 내가 농사 짓고 너는 집에서 재택근무 해. 니가 좋아하는 게임도 실컷하고 게임도 실컷 만들고.

프남: 웅 좋아. 헤헤헤


인터넷만 잘 되는 곳이라면 남편 데리고 시골에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어린 남편이라 시골 싫어할까 걱정했지만, 초고속 인터넷있고, 서울까지 1시간 40분 정도면 그리 어려운 생활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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