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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사는 이야기

시골 동네 집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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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부터 부모님 집들이를 위한 일들이 시작되었다. 몇 개의 상을 만들어야하고, 어떤 요리들을 올릴 지에 대한 토론 그리고 장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엄마는 홍어와 보쌈, 잡채, 도토리묵 등을 요리하고 과일과 떡을 올리기로 했다. 떡 한 상자, 묵 한 박스, 홍어 등은 부여 시장에서 미리 주문해 두었고, 일요일 아침에 가지러 갔다. 


모든 시골에서 집을 사서 들어오는 경우, 동네 집들이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여기 부여 구룡의 경우, 집을 사서 들어오는 경우, 종종 (특히 친척이 많은 경우) 동네 집들이를 하는데, 동네 모든 사람을 초대해서 식사 대접하는 것이다. 보통 집들이라고 하면 친구나, 회사사람들과 하는데, 여긴 시골 동네 집들이, 즉 동네 잔치가 된다.



부여 중앙시장 입구에서 본 부여 중앙로이다. 부여 중앙은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있어서 5층 이상의 건물이 들어설 수 없다. 시내는 보통 2-3층 높이의 건물이 대부분이다. 


부여 중앙시장


엥?!?! 달걀 3판에 만원??? 1 판에 30개, 3판이면 90개인데. 파리에서는 12개 4.60 유로 정도 하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니. 한국 달걀은 엄청 싸구나. 


집들이를 위한 모든 쇼핑을 끝내고 집에 가는 길, 그래 꽃구경 잠깐하고 가자하여 집 근처 꽃파는 곳으로 달렸다. 

울 엄마와 넷째 큰 어머니 단골집! 수 많은 식물들과 예쁜 항아리 화분을 살 수 있다. 엄마와 큰 어머니는 구경만 하신다더니 꽃 한 박스씩 사셨다 ㅎㅎㅎㅎㅎ 나도 슬쩍 라벤더 3개를 박스에 넣었지만. 




 

 

  

일요일 오후 5시 이장님의 동네 방송을 시작으로 시골 동네 집들이가 시작되었다. 가까이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오셔서 밥 한 그릇 국 한그릇 해서 드시고는 일찌감치 자리를 뜨셨고, 그 이후 조금 멀리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오셨다.


그리고는 조금씩 젊은 분들이 오셨는데, 이 경우, 농사 일이 끝나는데로 오시는 분들이 많았다. 


시골의 동네 집들이는 동네 잔치였다.


너무 바빠서 메인 요리들은 찍지 못했고, 부엌에 높인 반찬들이다. 

6개의 큰 상을 펴서 잔치상을 차리고 치우고를 수없이 한 것 같다. 태어나 처음 식당 알바를 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모두 얼굴 한 번씩 뵙고 인사드리는 것이 이 동네 집들이의 의미라고 한다. 



이후 마음 훈훈한 것은 어르신들이 가져다주신 집들이 선물이었다. 결코 그 것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이렇게 하시겠지 하며 귀여우신 것 같았다. ㅎㅎ


설탕, 냄비, 종이컵 한 박스, 김치통, 락앤락, 휴지, 세제 등등 이런 집에서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왜 설탕을 가져오나 물어보니, 옛날에는 설탕이 귀했다고 한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 분들은 아직도 설탕을 집들이 선물로 주신다고 한다. 


이 행사는 밤 9시 30분 끝나고, 난 10시 30분 친척들이 모두 떠나시고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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